일기는 매일7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을, 꽤 오랜 시간 하고 있다. 도망치고 싶어. 어디론 가로부터, 그래서 어디로. 이 두 방향을 괄호 치고 나는 자주 혼잣말처럼 도망치고 싶다고 말한다. 도망치고 싶다는 말은 여기의 내가 아닌 다른 곳을 향하고 다시 여기의 나로 향한다. 모든 것으로부터 도망치고 싶다. 2022. 8. 8. 머리를 숙이며 걷다 갑자기 배 밭이었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서 가든형 불고기 집과, 닭 백숙집을 지나 서울 변두리, 한적한데 정리 안된 동네길을 걷다가 갑자기 배밭이 나왔다. 지난 주말 내내, 서울 외각에 있는 수도원에 있었다. 별 일도 없는데 괜히 속이 시끄러워서 어디라도 가야겠다 싶어, 찾았다. 수확을 앞둔 수확을 앞둔 배들은 회색 갱지같은 것들에 씌워져 있었다. 곳곳에 떨어진 배들에서는 시큼한 냄새가 났다. 볕도 좋고 바람도 좋았다. 자매님 지름길은 배 밭인데, 고개를 숙이며 걸어야 합니다. 머리를 숙이지 않으면 배가 떨어집니다. 숙소와 성당 사이에느 꽤 넓은 배 밭을 사이에 두고 있었다. 수도원을 안내해준 수사님의 설명을 따라 주말 내내 머리를 숙이고 배 밭을 오고 갔다. 수도원에 머무는 동안, 그곳에서 살고 .. 2019. 10. 6.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