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우르드바 다누라아사나

Gyul_00 2018. 8. 11. 13:14

 

 

우르드바 다누라아사나 

Urdhva Dhanurasana

 

 

 

처음 아쉬탕가 요가를 시작하던 내게 선생님이 그랬다. 몸이 흐물흐물하네.  나는 본래 근육 없는 몸으로 세상에 나왔고, 한번의 신체검사에서도 턱걸이 3초를 넘기지 못한 팔뚝을 가진 몸으로 성장했다. 두 시간 남짓 아쉬탕가 요가를 하는 동안 물렁한 몸은 홀로 기진맥진하여 요가 매트 위에 자주 늘어져 있곤 했다. 그러면서 힐끔힐끔 주변 사람들을 봤다. 

 

저 사람은 두 손으로 바닥을 단단히 밀어서 무릎을 팔에 기대 온몸을 띄우고도 잘도 버티는구나. 나는 아직도 허리를 뒤집어 꺾을 때마다 곡소리를 내는데.... 세상에, 허리에 뼈가 없나, 머리가 곧 두 발에 닿을 것 같은 사람도 보인다.  나의 몸은 왜 아직도 이 만큼도 버티지 못할까. 저 사람은 나보다 요가도 늦게 시작한 것 같은데. 

 

이런 마음에 몸이 붙들리면 균형을 잃었다. 균형을 잃어 요가가 재미 없었다. 그러면 한동안 요가원으로 발 길을 돌리지 않았다. 오랜만에 요가를 하면  

똑같은 자세를 차례 차례 해내는 나의 왼쪽 다리와 오른쪽 다리의 고통을 확연히 다르게 느꼈다. 나는 나의 몸을 투덜거렸다. 조금만 움직여도 근육이 단단해지는 사람도 있던데, 나는 왜 그렇지 않나. 때로 분하고 억울하기도 했다. 나의 몸이 '이 모양'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분해봐야 내 몸이다. 그래봤자 내 몸인데. 매번 맞닥뜨리는 어려운 자세를 할 수 있는 만큼, 한 숨, 한 숨 쌓아 올리는 일 말고는 달리 할 수 있는 것 없다. 이걸 받아들이느라 요가를 놓았다 다시 시작하는 일을 계절이 오고 가는 일처럼 겪은 듯 하다. 

https://ihanayoga.com.au

 

 

 

 

두 발을 어깨 넓이로 벌려 매트 끝에 선다. 두 손을 합장하여 이마에 붙이고, 양팔을팔꿈치까지 나란히 붙인다. 숨을 쉬면서 머리를 뒤로 넘긴다. 두 손을 벌려내며 바닥으로 손을 놓는다. 발뒤꿈치에 힘을 주고, 몸의 무게 중심을 손과 발로 몇 차례 이동했다가, 한 번에 상체를 들어 올려 바로 선다. 이 걸 다시 한번 더, 또다시 한번 한다. '드롭백 컴업'이라고도 부르는 우르드바 다누라아사나 진도를 나갔다. 이 자세를 난생처음 하고 난 뒤에 선생님이 말했다. "이제 이 자세를 혼자 할 수 있게 되면 아쉬탕가 세컨드 시리즈 진도를 나갈 수 있어요" 

 

 

전혀 생각하지도 않고 '드롭백 컴업' 진도를 나가던 날 나는 좀 감격했다. 다른 이들의 요가를 훔쳐 보면서 드롭백 컴업은 뭔가의 경지처럼 생각했었다. 대체 나는 언제 저런 걸 할 수 있을까, 질문하는 자세였으니까. 그런데 세상에 어느새, 아쉬탕가 요가 프라이머리 시리즈를 '다' 배웠다.  

 

몇 년에 걸쳐(!) 이 자세들을 배워나가는 동안, 요가에 완성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에게 버거우면 버거운 만큼, 수월하면 또 그런대로 자세를 피하지 않고 한 호흡을 쌓아 올릴 뿐, 완성되어 마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 버거운 자세가 지나면 또 버거운 자세가 있다. 다섯의 호흡을 버텨냈다면 여섯을 버텨내야 할 뿐이다. 

 

 

 

 

 

 

 

완성이 없다. 그래서 공평하구나. 공평하지 않아서 공평하다. 

세컨드 시리즈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