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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우르드바 다누라아사나

by Gyul_00 2018. 8. 11.

 

 

우르드바 다누라아사나 

Urdhva Dhanurasana

 

 

 

처음 아쉬탕가 요가를 시작하던 내게 선생님이 그랬다. 몸이 흐물흐물하네.  나는 본래 근육 없는 몸으로 세상에 나왔고, 한번의 신체검사에서도 턱걸이 3초를 넘기지 못한 팔뚝을 가진 몸으로 성장했다. 두 시간 남짓 아쉬탕가 요가를 하는 동안 물렁한 몸은 홀로 기진맥진하여 요가 매트 위에 자주 늘어져 있곤 했다. 그러면서 힐끔힐끔 주변 사람들을 봤다. 

 

저 사람은 두 손으로 바닥을 단단히 밀어서 무릎을 팔에 기대 온몸을 띄우고도 잘도 버티는구나. 나는 아직도 허리를 뒤집어 꺾을 때마다 곡소리를 내는데.... 세상에, 허리에 뼈가 없나, 머리가 곧 두 발에 닿을 것 같은 사람도 보인다.  나의 몸은 왜 아직도 이 만큼도 버티지 못할까. 저 사람은 나보다 요가도 늦게 시작한 것 같은데. 

 

이런 마음에 몸이 붙들리면 균형을 잃었다. 균형을 잃어 요가가 재미 없었다. 그러면 한동안 요가원으로 발 길을 돌리지 않았다. 오랜만에 요가를 하면  

똑같은 자세를 차례 차례 해내는 나의 왼쪽 다리와 오른쪽 다리의 고통을 확연히 다르게 느꼈다. 나는 나의 몸을 투덜거렸다. 조금만 움직여도 근육이 단단해지는 사람도 있던데, 나는 왜 그렇지 않나. 때로 분하고 억울하기도 했다. 나의 몸이 '이 모양'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분해봐야 내 몸이다. 그래봤자 내 몸인데. 매번 맞닥뜨리는 어려운 자세를 할 수 있는 만큼, 한 숨, 한 숨 쌓아 올리는 일 말고는 달리 할 수 있는 것 없다. 이걸 받아들이느라 요가를 놓았다 다시 시작하는 일을 계절이 오고 가는 일처럼 겪은 듯 하다. 

https://ihanayoga.com.au

 

 

 

 

두 발을 어깨 넓이로 벌려 매트 끝에 선다. 두 손을 합장하여 이마에 붙이고, 양팔을팔꿈치까지 나란히 붙인다. 숨을 쉬면서 머리를 뒤로 넘긴다. 두 손을 벌려내며 바닥으로 손을 놓는다. 발뒤꿈치에 힘을 주고, 몸의 무게 중심을 손과 발로 몇 차례 이동했다가, 한 번에 상체를 들어 올려 바로 선다. 이 걸 다시 한번 더, 또다시 한번 한다. '드롭백 컴업'이라고도 부르는 우르드바 다누라아사나 진도를 나갔다. 이 자세를 난생처음 하고 난 뒤에 선생님이 말했다. "이제 이 자세를 혼자 할 수 있게 되면 아쉬탕가 세컨드 시리즈 진도를 나갈 수 있어요" 

 

 

전혀 생각하지도 않고 '드롭백 컴업' 진도를 나가던 날 나는 좀 감격했다. 다른 이들의 요가를 훔쳐 보면서 드롭백 컴업은 뭔가의 경지처럼 생각했었다. 대체 나는 언제 저런 걸 할 수 있을까, 질문하는 자세였으니까. 그런데 세상에 어느새, 아쉬탕가 요가 프라이머리 시리즈를 '다' 배웠다.  

 

몇 년에 걸쳐(!) 이 자세들을 배워나가는 동안, 요가에 완성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에게 버거우면 버거운 만큼, 수월하면 또 그런대로 자세를 피하지 않고 한 호흡을 쌓아 올릴 뿐, 완성되어 마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 버거운 자세가 지나면 또 버거운 자세가 있다. 다섯의 호흡을 버텨냈다면 여섯을 버텨내야 할 뿐이다. 

 

 

 

 

 

 

 

완성이 없다. 그래서 공평하구나. 공평하지 않아서 공평하다. 

세컨드 시리즈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