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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보고 쓰다4

용서에 대하여를 읽고 누군가를 깊이, 사랑한다는 것이 그 관계의 ‘건강함’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정상적 사랑을 규정하고 사랑의 옳고 그름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건강하지 않은, 관계가 있다. 우리가 설령 누군가를 아주 뜨겁게 스스로를 바꾸어내며 사랑한다 해도 말이다. 때때로 내가 사랑이라는 단어를 나 자신과 관계에 대한 성찰의 요구를 외면하기 위해 사용해왔음을 말해야겠다. 나는 그가 나를 사랑함과 동시에 나를 원하고 또 필요로 하기를 바랐다. 그는 나를 사랑했다가 나를 원하지 않으면서 필요로 했다. 마침내 사랑하지 않거나 필요치 않으면서 원했다. 어느 날, 복잡하고 긴 연애에 마침표가 찍혔다. 나는 오래 앓았다. 앓으면서 나는 왜 ‘그’를 사랑했는가를 수없이 질문했다. 나는 왜 이토록 내가 아닌 것처럼 그 사람을 사랑했.. 2018. 11. 27.
창세기를 읽다. 창세기를 읽다 - '형제가 성경을 읽을 수록 형제는 하느님이 아니라 형제에 대해 더 잘 알게 될 것이다.' 워딩은 정확하지 않다. 가장 좋아하는 소설가로 꼽는 이승우 작가의 소설 에서 인상깊게 남은 한 문장이다. 처음 이 문장을 읽을 때부터, 이 문장은 '경험'에서 온 문장이라고 생각했다. 작가의 경험에서 온 문장. 창세기를 읽었다. 아담의 갈빗대에서 하와를 만들었다는 창조신화가 창세기를 가득 채울 것이라 생각 했다면 오산이다. 심지어 땅과 하늘 사람의 창조도 두가지 버전이 있다. 갈빗대에서 하와를 빗어, 아담이 하와에게 내 몸중에 몸이요, 내 뼈중에 뼈라 라고 말했던 거 말고 하느님이 남자와 여자를 만들었다 라고 하는 건조한 버전도 연달아 있다. 창세기는 인간과 세계의 창조서사에서 멈추지 않고 이것이 .. 2017. 5.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