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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는 매일

떠나는 일

by Gyul_00 2018. 7. 1.


무언가로부터, 누군가로부터, 어딘가로부터 떠나는 일은 모두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누군가로부터 떠난 다는 것은 '어디'에서 떠나는 일이며 '무엇'으로부터 떠나는 일이다. 공간과 장소와 기억과 사람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완벽하게 무엇으로부터 누군가로부터 떠난 다는 일은 쉽지않다. 홀로 스스로를 낯선 곳에 존재하도록 하는 일. 스스로가 완벽한 타자가 되는 떠남. 이러한 떠남을 꿈꾸지 않아본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현실이 여러 갈래로 발목을 붙잡으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떠남을 유보하는 일일 뿐이다. 



떠나는 것을 유보할 수밖에 없었다. 

그 사람으로부터 떠나기 위해서, 무엇으로부터 어디로부터 떠나야 했다.  그와 이별하기 위해서는 이 골목길과 이별해야 했다. 능소화가 피었다고 읊조리는 나를 붙들었던 그가 이 골목길 곳곳에 있다. 그에게서 떠나기 위해서, 나의 일에서 떠나야 했다. 나는 너무나 여러 번 그에게 나의 일을 이야기 했다. 나의 성취를 말했다. 불만과 불안을 이야기 하고 욕심과 꿈을 나눴다. 그에게 떠나기 위해서는 내가 상상하거나 계획했던 나의 미래에서도 얼만큼 떠나야 했다. 사실 모든 것에서 떠나야 했으므로, 떠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스스로 말했다. 떠날 수 없어.  떠날 수 없어서 괴로웠다. 





떠나기 위해서도 힘이 필요했다. 떠났고 떠나지 않았다. 모든 것으로부터 떠날 수는 없었으나 떠날 수 있는 것에서 떠난다.   

떠난 것은 지우고, 떠나지 못한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