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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언어에 속지 않는 법/ 나를 알기 위해 쓴다 * 내 언어에 속지 않는 법 / 허새로미 최근에 영어 공부하는 게 너무 짜증 나고, 뭔가, 제대로 하고 있나 싶기도 하고. 하기가 싫고 뭐 이런 기분 때문에 좀 동기부여를 해볼까 하고 찾아 읽었는데, 이건 영어에 대한 책이라기보다는 언어, 언어를 통해 소통하는 관계와 방식에 대한 책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은 좋았다. 특히 너 눈치 없잖아. 이런 말을 종종 들어왔던 나는, 책의 앞단이 눈치로 시작한다는 점에서 더 훅, 들어가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된 건.. 맞아.. 나 역시 가까운 이들에게서 받는 부정적 평가에 마음을 많이 쓰게 된다. 그런 점에서 나는 친밀한 관계에서, 내 감정이나 느낌들을 설명할 단어를 필요할 때 찾지 못한다는 생각을 종종 했다. 특히 부정적인 기분이 차오를.. 2021. 2. 21.
머리를 숙이며 걷다 ​ 갑자기 배 밭이었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서 가든형 불고기 집과, 닭 백숙집을 지나 서울 변두리, 한적한데 정리 안된 동네길을 걷다가 갑자기 배밭이 나왔다. 지난 주말 내내, 서울 외각에 있는 수도원에 있었다. 별 일도 없는데 괜히 속이 시끄러워서 어디라도 가야겠다 싶어, 찾았다. 수확을 앞둔 수확을 앞둔 배들은 회색 갱지같은 것들에 씌워져 있었다. 곳곳에 떨어진 배들에서는 시큼한 냄새가 났다. 볕도 좋고 바람도 좋았다. 자매님 지름길은 배 밭인데, 고개를 숙이며 걸어야 합니다. 머리를 숙이지 않으면 배가 떨어집니다. 숙소와 성당 사이에느 꽤 넓은 배 밭을 사이에 두고 있었다. 수도원을 안내해준 수사님의 설명을 따라 주말 내내 머리를 숙이고 배 밭을 오고 갔다. 수도원에 머무는 동안, 그곳에서 살고 .. 2019. 10. 6.